썸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by whatuknow

나는 잠이 많은 사람이 싫다.
잠 많은거 가지고 내가 뭐라할 권리는 없다만
(나도 피곤할 땐 잠을 많이 자니까)
썸남이나 남친이 잠이 많은 사람이면 별로인 것 같다.
잠 많은 사람=게으른 사람은 아니지만
이전에 일찍 일어나고 부지런한 사람을 보다보니..
그렇게 생각이 든 것 같다.

수면은 우리의 인생에서 3분의 1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다.
잠을 어떻게 자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것 또한 맞는 말이다.
근데 적당히 자야 그것도 도움이 되지..
나는 잠에 있어서 크게 욕심이 없다.
한 때는 자는 시간도 아까워서 해 뜨고 잤었다.
물론 잠 안자고 무얼 했느냐가 중요한데
새벽까지 일을 하느라 '안'잔 적도 있고
뭐 심적으로 불안해서 '못'잔 적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억지로' 잠에 든 적도 있다.

어쩌다 낮잠을 자게 되면 몸이 풀어져서 일어나기 힘든 적도 있다.
잠깐의 낮잠은 정말 꿀이지만
밤에 지장이 갈 정도로의 낮잠은 나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래서 웬만하면 낮잠을 자지 않는다. 잠이 오지도 않을 뿐더러,,

한 때 연락하는 남자가 있었는데 (몇번 만난 적 있고 서로 마음에 든 상황)
근데 차츰 연락을 하면서 느낀게 잠이 많은 것 같았다. 본인도 그렇게 말을 했고.
새벽에 자는거는 뭐 나랑 비슷했다 치고
낮 12시 넘어서 일어나는 건 기본..빠르면 1-2시 늦으면 4시?..
근데 뭐 내가 걔랑 어떤 관계도 아닌데 잠 많다고 뭐라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걔가 잠이 많다는걸 밑밥 깔고 다른거를 할 수도 있는거고
잘되는 상황이었는데 매번 늦게 일어나고 출근 시간도 대중 없고 (회사라기보단..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촌까진 아닌데 약간 외진데 살아서 동네 친구들이랑 만나면 술은 가끔, 피시방은 자주 가고
흠 이렇게 쓰다보니 잘되는 상황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연락은 꾸준히 했지만 어느샌가 시간대가 안 맞아지고 불편하게 느껴져서
연락을 씹어버렸다. 그러다 연락이 다시 닿았다가 어찌하다 씹히고 끝났던 것 같다.
난 그 남자의 번호와 카톡을 지웠고 이후에도 그 남자가 친구추천에서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사라졌다.

썸을 타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과 사귀는 상상을 해본다.
사귀면 어떨지. 서로에게 어떤 사람이 될지. 가상으로 말이다.
근데 그 당시에 썩 좋지 않았나보다.
나랑 데이트 잡으면 늦게 일어날 것 같았다.
크게 의욕이 없을 것 같았다.
재미없을 것 같았다.
나한테 부끄럼 타는 것도 가식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나 말고 여자가 있진 않을까.(원래 본인이 찔리면 남을 의심한다고 한다) 
지레 겁 먹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섣불리 그 남자를 판단했다. 잘 알지도 모르면서
설령 맞을지 안 맞을지도 모르는데 그냥 그 상황이 싫어서 도망쳤다.
늦잠 자는 것도 싫고 하루가 뒤죽박죽인 것도 싫다.
(실제로 늦잠을 안 자고 늦게 답하는거면 그게 더 짜증나긴 함ㅋㅋ)
잘되면 이러한 상황을 생각해야한다는거 자체도 스트레스였다.
차라리 연락을 씹어버리지, 답은 꾸준히 왜 한대?
일부러 카톡 안 볼거라고 생각하고 괘씸하다고도 생각했다. 나도 그런적 있으니까.
이미 내 머릿속에선 걔를 쓰레기, 나쁜놈으로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서로 호감있다고 했지만 어쩌면 내가 더 앞서나가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미리 도망쳤다. 난 좋아도 연락을 씹고 싫으면 더 씹는다. 참 이상하다.
잠이 좀 많으면 어떠랴, 썸과 교제는 다른데, 혼자 오바했을지도, 내가 뭘 안다고

그러다 시간이 흐르고 연락을 또 하게 되었다.
짧은 썸 치고는 꽤 오래 기억에 남았던 남자였다. 아쉬움이 남는 그런 사람이랄까.
그래서 내가 먼저 했다. 내가 카톡을 찾아냈다.(스토커 아님ㅋㅋ)
오랜만에 그 남자와 대화를 하는데 그 시기에 폰이 박살이 나서 액정이 보이질 않아
번호 동기화도 못 시킨 상황에서 폰도 바꾸고 폰 번호도 바꿨다고 했다.
그래서 그 남자가 사라졌었다. 믿거나 말거나겠지만 그의 답변이 그랬다.
뭐 어차피 애매한 관계였겠지만 그도 나처럼 아쉬운 점이 좀 있었던지
내 번호가 없어서 나를 페이스북과 인스타로 찾았더랜다. 근데 난 sns를 하지 않기에 나올리가 없지
일단 연락이 닿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몇개월만에 다시 연락하고 있는데 사람 마음이라는게 참 재밌는게
초반에 다시 연락했을 때는 서로에 대한 좋은 감정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다.
그 때처럼 전화도 하고 카톡도 하고, 똑같진 않겠지만 반가운 마음으로 연락을 하고 있다.
근데 일주일, 이주일 이렇게 연락하다보니 또 연락을 끊고싶어졌다.
몇개월 전에 내가 연락을 끊으려 했던 그 감정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그 남자는 여전했다. 그냥 그대로였다. 내가 무엇을 바란걸까?
그렇다. 과거는 시간이 지날 수록 미화된다. 추억은 미화되면서 남는다.
그래서 나는 다시 잘해볼까 연락을 했었지만 어쩌면 우리의 썸은 그 때 끝났을지도 모른다.
아니, 썸이 시작되기도 전에 타이밍 문제로 빛을 발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비유가 적절할진 모르겠지만
썸은 음식처럼 유통기한이 있는 것 같다. 음식은 유통기한이 지나면 먹지 못한다.
유통기한이 임박할 땐 빨리 먹어줘야 한다.
썸도 길어지면 못 쓴다. 적정한 날에 연애로 넘어가줘야 한다.
썩은 음식을 먹었다가 탈이 날지도 모른다.
상한 냄새가 나는지 긴가민가해서 괜히 맛을 봤다간 혀가 마비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찝찝한 관계가 정리되기를 바란다.
타자를 치면서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불필요한 감정들이 증발되길 바란다.
글을 쓰면서 더 선명해지는 감정들
어쩌면 그냥 겉만 썸이었을지도 모른다. 겉썸ㅋㅋ겉담배도 아니고 무슨..
이번주에 만나자는 약속을 잡았지만 어쩌면 못 볼지도 모른다.
띄엄띄엄 카톡은 하지만 무미건조한 카톡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내가 진지한 얘기를 꺼낼 이유는 없다. 굳이 그러고 싶지도 않다.
이번주에 보기로 저번주에 약속을 잡았지만 다가오는 날에 대해서 별다른 말은 없다.
그래도 상관없다. 그렇게 흘러가도 괜찮다.
이번주가 그냥 지나간다면 또 습관처럼 씹을지도 모른다.
이번엔 이전과 다르게 마무리 인사는 할까 싶다. 아 그것도 오바인가

나는 그 사람에게서 무엇을 바라고 내 맘대로 '감히' 판단했는지 모르겠다.
그 당시에 쥐고 싶어서 놓았던 것을 다시 쥐려고 하니까 의문이 든다.
심지어 쥐어지지도 않는다.
호기심으로 시작됐지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서로에게 딱 그 정도 관계였나보다.
ps.이상 오랜만에 썸타는 썸고자의 넋두리였다.